개인 퇴직연금 수령방법, IRP와 연금저축 어디가 유리할까?
퇴직 이후의 생활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매달 들어올 생활비입니다. 지금까지는 ‘얼마나 불릴까(수익률)’가 중요했다면, 퇴직 후에는 ‘얼마나 끊김 없이 받을까(지급률)’가 핵심이 됩니다.
2025년 현재,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퇴직연금 수령 방법은 크게 개인형 IRP와 연금저축입니다. 두 제도는 비슷해 보이지만, 세금, 투자 범위, 인출 한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. 오늘은 이 차이를 알기 쉽게 풀어보고, 실제 연금을 꺼내 쓸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.

연금을 꺼내 쓸 때 지켜야 할 기본 규칙
연금을 분할로 받으려면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.
- 만 55세 이후 수령 가능
- 가입 5년 이상 경과
-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인출
연금수령한도는 공식으로 정해집니다.
계좌 평가액 ÷ (11−연차) × 120%
조금 복잡해 보이지만 원리는 단순합니다. 첫해에 무리하지 않고, 해마다 늘어나는 분모(연차)를 생각하며 금액을 조절하면 됩니다. 만약 한도를 초과하면 ‘연금 외 수령’으로 분류되어 세금이 불리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.
IRP와 연금저축, 어디가 더 유리할까?
많은 분들이 IRP와 연금저축 중 어느 쪽이 유리할지 고민합니다. 핵심 차이는 투자 범위와 규제입니다.
- IRP(개인형 퇴직연금)
- 국내 상장 ETF, 리츠, 펀드, 예금 등 다양한 자산 투자 가능
- 단, 위험자산은 계좌의 70%까지만 투자 가능 → 안정장치이자 제약
- 퇴직금 이전 시 세금 이연 혜택이 커서 퇴직자 필수 선택지
- 연금저축(펀드·보험·신탁)
- 투자 범위는 비교적 좁지만, 자율성이 높음
- 직장 퇴직금과 무관, 개인이 별도로 불입하는 방식
정리하면, 투자 다양성을 원하면 증권사 IRP, 단순하게 운용하고 싶다면 연금저축이 편리합니다. 다만 결국 중요한 건 어디서 벌었는지가 아니라 “연금 지급이 끊기지 않게” 설계하는 것입니다.
끊김 없는 지급을 만드는 방법
연금을 받는 가장 큰 걱정은 “이번 달에도 제때 들어올까?”입니다.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세 가지 구조가 필요합니다.
- 현금 확보 시계
- 지급일 3~5영업일 전 필요한 현금을 확보
- 펀드 환매·ETF 결제 지연을 막는 안전장치
- 매도 순서 자동화
- 현금성 → 원리금보장 → 안정형 → 실적배당 순서로 자동 매도 설정
-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지급이 끊기지 않음
- 분배금 캘린더
- 월분배 ETF, 쿠폰형 채권에서 들어오는 현금으로 생활비 기본선 마련
이렇게 구조를 짜두면 계좌를 매번 쥐어짜지 않아도 생활비가 꾸준히 들어옵니다.
인출률과 비상 버킷 전략
퇴직 후 얼마를 꺼내 쓰면 안전할까요? 과거에는 4% 룰이 널리 쓰였지만, 최근 금리와 시장 상황을 반영하면 **3.7%**가 현실적 기준으로 평가됩니다.
또 하나 중요한 건 비상 버킷입니다. 현금·초단기채를 최소 2년치 준비해 두면, 시장이 급락했을 때도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습니다. 시장이 회복하면 다시 채워 넣으면 됩니다. 이 구조는 은퇴 초반 큰 손실로 평생 계획이 흔들리는 시퀀스 리스크를 막아 줍니다.
세금, 길게·얇게·규칙적으로
연금을 분할 수령하면 세금이 점점 낮아집니다.
- 55~69세: 5.5%
- 70~79세: 4.4%
- 80세 이상: 3.3%
또한 퇴직금을 IRP로 옮기면 퇴직소득세의 70%만 원천징수, 10년 이상 받으면 60%만 부담하면 됩니다. 결론은 간단합니다. 오래, 얇게, 규칙적으로 받을수록 유리하다는 것입니다.
현실적인 연금 설계 체크리스트
- 월 고정지출은 분배금·이자·쿠폰으로 충당
- 시장이 좋을 때만 추가 매도로 가변 지출 확보
- 인출률은 3.7%를 기준으로 ±0.5% 조절
- 계좌는 한두 곳으로 단순화
- 리밸런싱은 분기별, 매도 순서 점검은 반기별
이렇게 단순한 규칙만 지켜도 생활비 리듬은 안정됩니다.
결론
2025년 은퇴 설계의 핵심은 “몇 % 벌었나”가 아닙니다. 중요한 건 “몇 년을 안정적으로 받아 썼나”입니다. 세금·수령 한도·현금흐름이라는 세 가지 바퀴만 제대로 굴러가면, 은퇴 생활은 훨씬 가벼워집니다.
최고 수익률이 인생을 바꾸지는 않습니다. 끊김 없는 현금흐름이 삶을 지켜 줍니다.
※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, 투자 판단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있습니다